'나의 부부 투자 일대기'라고 거창하게 이름을 지었지만
저희가 처음 투자를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아내와 저는 운좋게 2014년 대학원에 같이 진학하면서 여분 시간이 많이 생겼습니다.
보통 대학원이라고 하면 이런 이미지를 생각하기 쉬운데....
저희는 이미 직장을 가지고 있었고 대학원은 추가 공부를 하기 위함이라 언제든지 원래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갑질(?)같은 것은 전혀 없었고 그냥 연구실에서 자리를 지키고 공부만 하고 있으면 거의 터치가 없었습니다(그래도 아내는 눈치를 꽤 봤었던 것 같습니다).
한 학기에 수강해야 하는 강좌는 1주일에 총 9시간(3강좌)으로 하루에 1강좌씩 듣더라도 1주일에 3일 정도만 수업을 들으면 됩니다. 그리고 대학원 석사 과정은 보통 2년으로 처음 1년은 뒤에 1년에 비해 여유로운 편이라 입학한 2014년은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미 동종업계에 취업을 한 상태에서 추가적인 공부를 하는 상황은 왜 공부가 옛날에는 고급 여가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아침에 연구실에 들어와서 모닝커피 한잔 때리고 수업 듣고 점심시간에 맛있게 맛집 탐방하며 런치 메뉴를 먹을 수 있었고 후식 커피 때리고 천~천~히 산책하고 와서 독서하면 어느덧 퇴근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가 시키는 공부가 아닌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었고 도서관에서 많은 책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전공 서적 위주로 읽었는데 점점 재미 위주의 책을 찾게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문득 '주식'과 관련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주식...
이는 어느 가정에서나 볼 수 있는 말해서도 생각해서도 안되는 금기어 같은 것이었습니다.
주식 투자로 소소하게 이익을 얻다가 한방에 훅 가는.... 흔하디 흔한 그런 이유로 우리 집에서도 주식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주식 투자는 거의 마약 취급을 받았습니다.
평상시 같았으면 절대 관심도 가지지 않았을 텐데 대학원에서의 시간은 너무 풍족했고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은 쾌적했습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주식'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이 때만 하더라도 할 생각은 별로 없었고 그냥 무엇인지만 알고 싶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쉽게 쓰여진 책들을 먼저 읽기 시작하였고 주식의 개념과 매매 방법, 차트 보는 방법 등 주식 투자의 기본 룰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개념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하면서 주식을 해볼까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어릴 때부터 세뇌(?)되어 왔던 터라 쉽게 계좌를 개설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2014년 쯤음..미래에셋증권에 계좌를 만들면 휴대폰 할인을 해주는 프로모션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휴대폰 알바도 할 정도로 휴대폰을 잘 알아보고 구입했었던 저라 이러한 프로모션을 이용하여 휴대폰을 개통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만들었던 계좌가 주식 거래도 가능했던 것입니다.
두려운 마음에 관련 어플을 깔아보았고, 그렇게 저희의 생애 첫 주식거래가 시작되었습니다.
아내도 똑같이 미래에셋에서 증권 계좌를 만들어서 같이 하고 있었고 저희 둘은 심심할 때마다 주식창을 처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다양한 정보를 여과 없이 듣고 있었고 그때 당시에 제가 구입했던 종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이화전기
2. 삼성제약
3. 대우조선해양
4. JYP
위의 주식들은 다들 각기 다른 이유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1. 이화전기
-> 그냥 별 이유 없었습니다. 네이버 주식 창에 들어가면 오른쪽에 자주 찾는 종목의 1위에 있어서 호기심에 매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1000원 이하의 동전주였죠.. 예전에 제 외삼촌이 2000년 코스닥 열풍일 때 동전주로 큰 돈을 벌었던 적이 생각이 나서 그냥 한 번 사봤습니다.
2. 삼성제약
-> 아내가 구입한 종목이라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내가 매수하고는 미친 변동성을 보여주었습니다.
3. 대우조선해양
-> 참... 언론은 믿을게 못된다는게...(믿을게 못되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개XX라고 생각함). 이 때 주식 전망이 좋다는 종목 중 1위가 바로 대우조선해양이었슴... 그 때 이유로 조선 사업이 다소 하락세이긴 하지만 국가 기간 산업이라 언젠가는 좋아 질것이라 했었음... ㅠㅠ(그래... 이제 좀 좋아질지도...)
4. JYP
-> 주식 책에 보면 회사의 가치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바로 CEO라는 점. 물론 이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기업은 투자할 가치가 별로 없음 ㅎㅎ 그 때 TV에 박진영씨가 나왔고 이 분이 회사를 운영하는 가치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나왔습니다. 저는 JYP가 우선의 이득보다는 가수의 태도나 인성에 집중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고 이러한 사람이 CEO로 있는 회사는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 있었습니다.
각기 다른 이유로 매수한 주식은 다른 결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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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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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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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주가
(2025.1.19) |
보유시 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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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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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285원에 22주 구입
(6,270원) 2015.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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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감자로 현재 주당 899원에 2주 보유...
평가금액 1,798원(수익률 -7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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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원
(1/10감자 적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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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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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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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12,000원에 10주 구입
(1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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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18,000원까지 가서 기뻐하다가 주당 9000원 되는 거 보고 놀라서 본전 왔을 때 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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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9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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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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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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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100,000원에 2주 구입
(2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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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감자로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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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00원
(1/10감자 적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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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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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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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5,460원에 19주 구입
(103,740원) - 20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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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4천원 대에 빌빌거리다가
주당 7,450원에 전량 매도(141,550원) - 2017.6.8.
(수익률 36%, 연 18% 수익...)
하지만 현재 JYP는 76,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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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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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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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결과를 통해 저희가 얻은 교훈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주식을 매수하는 이유를 기억하라
2. 그 이유가 타당한지 다각화로 판단하라
3. 주식을 매도하는 기준을 세워라
아무 이유 없이 구입한 주식은 당연히도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남들이 좋다고 한 주식도 수익을 주지 못했습니다.
매수의 이유를 가지고 구입한 주식은 수익을 가져다 주었지만 오르기만 했다고 매도하는 것은 지나고 보니 수익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를 통해 저의 주식 거래를 돌이켜보니
제가 개별 종목을 수익을 내기에는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다못해 초심자의 행운이라도 있을 줄 알았습니다...ㅠㅠ
그리고는 대학원 생활이 끝이 나고 직장에 복귀하게 되었고
바쁜 일상 속에 주식에 대한 관심은 점점 사라졌습니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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